
고등학교 동급생들의 지독한 괴롭힘,
하지만 도움을 청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절망의 늪에 빠진 문동은이
어느 날 새로운 삶의 목표를 발견한다.
1회


어두운 방안,
한 여자가 벽에 온통 사진을 붙이며
연진에게 보내는 편지를 읊조린다.
동은의 온몸은 감출 수 없는 화상자국.

동은의 상상 속
동은의 곁으로 또각이는 구두의 여자가 들어선다.



그 여자를 바닥에 쓰러트린 동은은
얼굴에 타카를 들이밀며 복수의 서막을 알린다.
2


2004년 여름.
경찰서장과 마주한 연진은
생기 가득한 모습으로 엄마와 그의 관계를 묻고
아무렇지 않은 듯 서장실을 나선다.


학교폭력을 신고한 피해자 동은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이라 탓하는 어른들과
가해자인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경찰서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좌절감을 느낀다.



연진은 엄마에게 이끌려 온 곳에서
부정을 씻어내려는 소금을 맞으며
친구를 가려 사귀라는 핀잔을 듣는다.
그리고 귀찮다는 듯 엄마를 따라 들어간다.



연진의 엄마는 굿을 치르고
그 뒤 편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는 연진.
문득 연진은 동은을 떠올리며
'ㅇ'이 들어간 이름은 부정을 탄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연진의 무리에게 끌려온 동은은
사과를 한다며 기분 나쁘게 웃는 연진이 공포스럽다.
도움을 청하고자 소리를 질러보지만,
혜정의 손에는 체육교사가 넘겨준 열쇠가 들려있다.


고대기 온도만 확인해 달라는 연진,
하지만 그게 전부일 리는 없다.
아이들은 그렇게 동은의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동은이 찾은 보건실,
보건교사가 유일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만
그마저 연진에게 들키고 만다.


유난히도 고된 하루 끝,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은의 안식처인 집에서
그녀를 반가는 것은 바로 연진의 무리였다.


두려운 마음으로 들어선 집안은 이미 난장판이다.
연진은 동은의 다리가 예쁘다며
바닥을 나뒹구는 다리미로 눈을 돌린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야 할 집은
동은에게 벗어난 수 없는 지옥이 되어버렸다.


동은에게 손을 내밀어준 보건교사 마저
학교에서 쫓겨나 버리고,

굳게 닫힌 보건실 문처럼
이제 정말 동은에게는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절망에 휩싸인 동은은 고통스러운 몸을
차디찬 눈밭에 식혀보려 하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만이 남을 뿐이다.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 내
자퇴서를 제출한 동은에게 돌아온 것은
담임교사의 질책 섞인 쓴소리뿐.
동은이 기댈 곳은 세상에 존재하는 건지.


화상 상처가 가득한 동은을 보고도
오로지 본인의 인사고과만을 생각하고
비위를 거스른다며 오히려 폭력을 행사한다.


동은의 엄마를 찾은 담임교사와 연진의 엄마는
돈봉투와 함께 자퇴서, 합의서 작성을 요구한다.


돈에 눈이 먼 동은의 엄마는
남의 일인 듯 흔쾌히 합의서에 싸인을 남긴다.



집에 돌아온 동은을 반긴 것은
비워진 방과 문 앞의 짐더미뿐이다.
남겨진 짐더미에서 '부적응' 세 글자가 쓰인
자퇴서를 발견하고 엄마가 자신을 버렸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지만
계절이 몇 차례 바뀌도록
동은의 현실은 제자리걸음이다.


목숨을 끊어보고자 찾아간 한강에서
동은은 차마 뛰어들지 못하고 오열을 한다.


뭔가 결심한 듯 학교를 찾아간 동은은
연진의 무리 아이들 하나하나의 장래희망을 확인한다.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우리 꼭 다시 보자."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묘한 미소를 띤다.




2006년 여름.
한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내내
동은은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다.


그해 가을, 그리고 그다음 해 가을.
동은은 끊임없이 공부를 이어가며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2009년의 봄.
5년 전, 학교폭력 앞에 작디작았던
그 모든 것을 견뎌내야 했던 어린 소녀는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복수에 한 발짝,
그렇게 다가가게 되었다.


동은은 한눈에 예솔을 알아본다.

단 하루도 잊을 수 없었던
이제는 그리움이 되어버린 그녀의 딸이다.



동은을 고통스럽게 했던 연진의 고대기.
이제 연진에게 고통을 가르쳐줄 고대기는
바로 이 해맑은 연진의 미소를 닮은 예솔이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화사한 미소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기상캐스터가 된 연진.
짙은 어둠 속 동은은
밝게 빛나는 연진을 물끄럼히 바라본다.

이제 동은의 복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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